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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런치의 여왕>_웨이브에서 시청 가능

yumyum0108 2024. 2. 13. 10:00

출처: https://channelj.co.kr/program/view/?drama&bsID=5&pro=433

 

 다케우치 유코의 첫 게츠쿠 단독 주연작으로 2002년 7월 1일부터 2002년 9월 16일까지 방영된 후지 테레비 연속 드라마이다. 다케우치 유코를 비롯하여 츠츠미 신이치, 에쿠치 요스케, 츠마부키 사토시, 야마시타 토모히사, 야마다 타카유키, 나가야마 에이타, 이토 미사키 등 다 주연급인 배우들이 같이 나왔던 작품이라 지금까지도 많이 회자되기도 한다. 다케우치 유코의 사랑스러운 미소를 많이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갑작스러웠던 일드 입문(?)

 갑작스럽게 일드에 대해 리뷰를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어느 날 문득 다케우치 유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 십 년도 더 전에 일본어를 배워 두면 일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당시 막연히 일드를 좀 보면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보기 시작했다. 근데 일본어 공부보다 일드에 더 빠져 버리게 되었다. 뭔가 다양한 소재, 큰 사건이 없어도 소소한 일상들을 그려 놓은 것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그때 당시 재미있게 봤던 일드들이 이 <런치의 여왕>을 비롯해서 <프라이드>, <굿럭>, <스탠드업>, <미나미 군의 연인>, <너는 펫>, <프러포즈 대작전> 등등이었는데 한번 뭐가 뜨면 밤을 새워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물론 자막을 깔고 보긴 했지만 실제로 일본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 측면이 있었으니 JLPT 시험을 위해 독해 수업을 들었을 때, 선생님이 무슨 문장을 읽어 보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읽었는데 선생님 말씀이 단번에 '너 드라마 많이 봤지? 억양이 좋네'라시는 것이었다. 드라마 많이 본 게 좀 도움이 되긴 됐구나 싶었다.

 사실 그때 한참 보고 그 이후에는 이것저것 하느라 바빠서 일드를 못 보기도 했지만, 사실 그 시기 뒤에는 그렇게 매력적인 드라마를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가끔 그때의 일드들이 생각날 때가 있어 여러 OTT를 찾아 봤는데, 웨이브에 일드가 좀 많이 있었다. 그래서 구독을 하고 추억의 일드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사실 한참 일드를 보던 시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프라이드>였는데 그 드라마를 보고 모두가(?) 기무라타쿠야 앓이를 할 때, 나는 다케우치 유코에 빠져 버렸다. 그리고 다케우치 유코의 출연작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그녀가 나온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은 개인적으로 <런치의 여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웨이브에서 다시금 이 드라마를 찾아 보았다. 이 드라마는 대를 이어서 직접 만든 데미글라스 소스를 얹은 오므라이스를 파는 양식집을 배경으로 한다. 그 식당을 운영하는 훈남 형제와 어느 날 갑자기 형제들 앞에 나타난 무기타 나츠미(다케우치 유모)의 이야기로 진행이 되는데 형제들 사이의 에피소드, 여주인공과의 에피소드도 재미있지만 이 들마를 보고 나면 오므라이스가 진짜 너무 먹고 싶어 진다. 지금 시각으로 보면 출연진들이 다 각자 주연을 맡았었고, 맡아서 극을 이끌어나가는 배우들이라 그때 기준으로도 출연진이 굉장히 화려하다는 평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다시 이 멤버로 드라마를 만드려고 하면 거의 불가능할 것 같아 이 드라마가 더 기억에 남기도 하는 것 같다. 특히 실제 일본에서 이 드라마가 방영할 때 데미그라스 소스의 판매량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 정도로 음식을 맛있게 보이게 하기도 하여 밤에 보면 좀 위험하기도 한 드라마이다. 

 

힘든 일상을 버티게 해 주는 시간, 맛있는 점심

 카페 아르바이트 생 무기타 나츠미(다케유치 유코)에게는 하루 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점심 시간이다.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맛있는 점심을 먹으면 그 행복에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나츠미가 맛있는 점심을 찾아 어떤 오므라이스 집에 앉아 오므라이스를 먹으려던 순간 카페 손님 나베시마 켄이치로(츠츠미 신이치)가 나타나 그녀를 끌고 나와 황당한 부탁을 한다. 자신이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2년 전에 집을 나왔는데 아버지가 쓰려졌다는 소식을 들어서 집에 가 보고 싶다, 하지만 혼자 갈 수는 없으니 약혼녀 역할을 해 줬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황당해하는 나츠미에게 켄이치로는 같이 가 준다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오므라이스를 먹게 해 준다고 한다. 나츠미는 그 제안을 듣고 황당한 부탁을 수락한다. 켄이치로를 따라간 곳은 '키친 마카로니'라는 양식당이었는데 아버지 나베시마 켄조(와카바야시 고)와 둘째 아들 유지로(에쿠치 요스케), 셋째 아들 준자부로(츠마부키 사토시), 넷째 아들 코시로(야마시타 토모히사) 이렇게 4형제와 수습생인 우시지마 미노루(야마다 타카유키), 베테랑 요리사 카와바타 마모루(타쿠보 잇세이)가 경영하고 있는 곳이었다. 나츠미는 염탐 겸 간 그곳의 오므라이스 맛에 빠져 버리고 첫째 아들인 켄이치로의 거짓말 때문에 생각지도 못하게 그 집에서 살아가게 된다. 처음에는 켄이치로에 대한 반감 때문에 나츠미와 거리를 두었던 형제들이었지만 키친 마카로니의 맛을 지키는 데 뜻을 모아 함께 열심히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중 나츠미의 어두운 관계를 알게 되고, 위험한 나츠미의 전남친이 나타나면서 위기를 겪게 되지만 그 위기를 통해 정이 더 깊어져 간다. 힘들었던 과거에도 불구하고 키친 마카로니의 음식을 진심으로 아끼며 지키려는 나츠미를 보고 형제들은 점점 더 호감을 느끼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과연 나츠미는 어떤 형제와 이어지게 될까? 그리고 키친 마카로니의 맛을 계속 지킬 수 있을까? 

 

웃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던 다케우치 유코 

 

 

 다케우치 유코의 출연작들을 보면 차분하고 여성스럽게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이 작품에서는 어두운 과거와 시련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씩씩한 모습으로 나온다. 사실 나는 여자가 봐도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배우가 다케우치 유코였다고 생각했는데 <런치의 여왕>을 보면서도 그 '오이시이' 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이 힐링이 되었던 것 같다.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한 끼 먹는 식사도 너무 소중하게 여겨지고, 맛있는 식사를 하면 계속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위안을 주고 힘을 주는 모습을 계속 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랐으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고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미소와 연기로 많은 위안을 받고 힘을 얻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통해 다케우치 유코는 첫 번째로 게츠쿠에서 주연을 맡게 되었는데 사랑스러운 연기, 시련을 겪을 때의 연기, 눈물 연기,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연기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 준 것 같다. 처음에는 이야기의 줄거리에 집중해서 봤다면 다시 볼 때는 표정이나 말에 더 눈길이 갔던 것 같다. 뭔가 지치고 힘들 때 가볍게 기운이 날 만한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