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가게 리뷰

책 스캔해서 pdf로 만들기! 강남 [굳스캔]

yumyum0108 2024. 1. 28. 21:26

보부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자의 몸부림

 늘 친구들한테서나 직장에서 많이 듣는 말이 대체 가방에 뭐가 그렇게 많이 들었냐는 질문인데 그렇다. 나는 보부상이다... 필통 하나만 봐도 실제로 매일 다 쓰는 것은 아니지만 온갖 펜과 가위, 화이트, 테이프, 스템플러 등등 뭐가 많이 들어 있는데 좀 짐을 줄여야지 싶다가도 안 가져가면 꼭 필요한 일이 생기고 허전하다. 그래서 이때까지 큰 가방에 짐을 다 들고 다녔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깨가 더 버티지를 못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요즘에는 태블릿도 들고 다녔더니 난리난리라 책은 pdf로 바꿔서 태블릿만 들고 다니자 싶었다. 요즘 대학생들처럼 해 보는 거야! 그래서 큰맘 먹고 직장 근처에서 책을 스캔해 봤는데 주인분이 직접 책을 분해해서 스캔을 해서 다시 제본해 주시는 방식이었는데 물론 고의는 아니셨겠지만 어쩌다 보니 종이가 다 구겨져서 책은 책대로 지저분해지고 pdf 파일을 태블릿에 넣은 건 좋았는데 앞뒤 왔다 갔다 하면서 페이지를 찾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좀만 찾아보고 갔으면 ocr도 했을 텐데 그걸 모르고 한 장에 50원씩 주고 스캔은 다 해서 필요한 정보 찾을 때마다 왔다 갔다 하면서 보게 되어서 그냥 책을 다시 갖고 다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친구가 자기 스캔할 거 있다고 혹시 너도 할 거 있음 같이 갈래? 해서 위와 같은 불편사항들을 말했더니 ocr을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OCR이 무엇이지?

OCR은 'Optical Chatacter Recognition'의 약자로 책을 스캔하면 하나의 이미지 파일이 생성되는데 그 이미지를 텍스트 형식으로 바꿔서 기계가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스캔한 후 OCR을 해 놓으면 스캔해 놓은 PDF 파일에서 내가 찾고 싶은 키워드를 검색하면 검색이 되니, 페이지를 찾아서 빨리 그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었다. 아 이런 기능을 모르고 삽질했다니 하면서 친구와 함께 책들을 또 PDF로 변환하러 가 보기로 했다. 
 
 

강남역 굳스캔으로 고고!

사실 집 근처로 가고 싶었는데 집 근처에선 스캔을 해 주는 곳이 없어 찾다 보니 강남역에 좀 몰려 있었는데, 책이 많다 보니 차로 가야 할 것 같아서 주차 가능한 곳을 찾았다. 그렇게 찾은 곳이 강남역 굳스캔이었다. 

출처: 카카오지도

 
 
주소: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53길 12 솔라티움시티 강남 4층 409호

전화: 0507-1348-8775
이용 시간: 10시~21시
주차 가능: 직원분께 차량 번호 등록 요청하면 무료 주차가 되긴 한데, 주차장이 좁다.
지하철 타면: 강남역 5번 출구에서 195m 
 
 

위치가 아주 좋아 여기로 결정을 하고 미리 예약을 했다. 예약은 네이버에서 할 수 있는데 가 보니 사람이 많고 거의 다 예약을 하고 온 손님들이라 예약은 필수 같았다. 매장 내의 주의 사항을 보니 특히 9월 같이 대학 개강할 때는 손님이 너무 몰리니 예약이 필수라는 설명이 있었다. 일단 예약을 하고 지난번 같이 책이 손상되는 일은 피하고 싶었기에 미리 어떤 곳인지 검색해서 자료를 읽어 보았는데 여기는 스캔이 셀프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스캔은 셀프,  시간제 요금

스캔은 셀프인데, 제본은 다시 해 주고, 시간제 요금이라는 말이 있어 어떻게 하는 거지? 하고 갔는데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이용 방법을 알려 주셨다.
 

컴퓨터와 스캔 기계 그리고 타이머

 

1. 먼저 들어가면 직원분이 카운터에서 책을 보여 달라고 하고 스캔 후에 떡제본을 할 것인지 스프링 제본을 할 것인지 묻는다.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스프링제본이 가운데까지 쫙 펴져서 선호하는 편인데 스프링제본은 종이가 얇은 경우 책을 오래 보다 보면 스프링 부분이 찢어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친구는 첨엔 떡제본을 희망했는데 떡제본할 시 이미 한 번 해체한 책이라 책 등이 너저분해지게 된다고 해서 스프링으로 마음을 바꿨다.
 
2. 제본 형태를 정하고 나면 위와 같은 컴터 자리로 안내해 주시는데 저런 자리가 4개 정도 있었다. 먼저 컴터 바탕화면에 내 이름으로 폴더를 만들고 스캔 해상도 결정하고 책을 해체해서 기계에 갖다 주시면서 스캔하는 방법을 알려 주신다. 복잡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그냥 기계에 넣어 주신 방향대로 책을 넣고 스캔하기 버튼만 누르면 끝이었다. 한 장 한 장 다 스캔을 해 주시진 않지만 주신 방향대로 기계에 넣기만 하면 되니 어려울 게 하나 없다. 스캔 준비가 끝나면 바로 스캔을 할 수 있는데 그때 우측 상단의 타이머를 누른다. 그럼 타이머로 스캔에 걸린 시간을 측정해서 나중에 요금을 내게 된다. 즉, 스캔 자체는 장당 요금이 아니라 시간제 요금이어서 직장 근처에서 장당 50원을 내고 구겨진 책을 받는 것보단 나은 건가 싶기도 했다. 

 
3. 책상에는 이렇게 귀여운 사용 방법을 써 놓은 책도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붐빌 때는 이 책 내용만 봐도 웬만한 건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귀여운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ㅎㅎ

 

4. 스캔이 끝나면 파일을 바탕화면의 내 폴더에 저장한 후 다시 열어서 혹시 잘못된 곳이 없는지 본다. 나 같은 경우에는 많은 책을 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었다.
 
  1) 스캔된 파일에 까만 선이나 도형이 나타남.
  2) 중간에 몇 장만 삐뚤게 스캔이 됨.
 
직원분들께 요청해서 문의하니 까만 선이나 도형이 나타나는 건 기계를 한 번 닦아 주셨는데 그 후 스캔을 하니 다시 깨끗하게 되었고, 삐뚤게 스캔이 된 부분은 거기만 다시 스캔을 해서 이미 스캔된 pdf 파일에 끼워 넣을 수 있게 해 주셨다. 혼자 있었으면 어버버 했을 것 같은데 직원분들이 바로바로 케어를 해 주셔서 걱정 없이 6권을 잘 스캔할 수 있었다. 
 
5. 스캔이 끝난 책은 바로 카운터에 올려 두면 제본을 다시 해 주신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ocr은 처음에 직원분이 물어보셔서 하겠다고 했는데 스캔을 다 하면 스캔 파일을 각자 저장한 다음에 메모장에 ocr 받을 이메일을 적어 달라고 하신다. ocr 처리된 파일은 다음 날 저녁 6시까지 보내 준다는 공지가 있었다. 실제로 그 다음 날 낮에 이메일로 잘 받았다
 

 
생각보다 금방 되어 좋았는데 명심할 점은 스캔은 내 책만 할 수 있다. 책을 한 번 해체했다 제본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 상태와 같이 제본을 할 수 없으므로 도서관 책이나 빌린 책은 절대 안 된다. 그리고 내 책을 pdf로 바꿔 나 혼자 소장하는 건 괜찮지만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가격은 얼마?

 
이런 형태의 스캔을 처음해 봐서 가격이 궁금했는데 벽에 붙어 있었다. 2024년 1월에 다녀왔으니 앞으로는 변동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이렇다. 스캔은 시간을 책정해서 요금을 받지만 복원하는 것은 책마다 요금이 있고 또 페이지에 따라 요금이 다를 수 있다. OCR도 추가 요금이 있다
 
 

2024년 1월 현재 요금

 

OCR 처리까지 된 파일을 받아서 일을 해 봤는데 넘 편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방 무게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게 너무나 행복 ㅠㅠ 사무실에 짐을 좀 놓고 다니자 싶은데 매번 잘 안 되지만 이젠 진짜 몸을 생각해서라도 조금씩 놓고 다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