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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만든 기적의 순간 <지금, 만나러 갑니다>_2005년 3월 25일 개봉_스포 있음

yumyum0108 2023. 2. 5. 22:23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게 된다면

 나이가 들면서 주변의 부고를 들을 때마다 슬픔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 옆에 조금 더 있어 주셨으면 좋으련만, 왜 인간은 모두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것일까. 당연한 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늘 아쉽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우리 부모님도 늘 나의 결혼을 걱정하시며 지금은 엄마 아빠가 건강하니까 너를 챙겨 줄 수 있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언젠가 우리가 떠난다면, 네가 이 험한 세상을 혼자 어떻게 살아나갈지 너무 걱정이다라는 말을 하시곤 한다. 대학을 졸업한 지 한참 된 자식도 이렇게 걱정을 하실 정도니 부모의 사랑은 참 끝이 없는 것 같다. 부디 부모님과 나, 형제들이 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길 늘 기도한다. 부모로서 자식을 두고 떠나게 돼도 슬프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게 되는 것도 참 가슴 아플 것이다. 남은 사람 역시 오롯이 그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야겠지만 떠난 사람도 얼마나 마음이 아플 것인가. 가끔 꿈에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는데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잠시 돌아오게 된 '미오'의 이야기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사실 이 영화도 역시 영화만 봤을 때는 서로 사랑하던 두 연인이 어쩔 수 없는 일로 헤어졌지만 후에 다시 사랑하는 마음을 깨닫고 만나러 가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어느 정도 그런 면도 있긴 한데 그것이 생과 사의 갈림길이라는 것은 영화를 보고 알았다. 이 영화는 이치카와 다쿠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고 2018년에 한국에서 소지섭과 손예진 주연의 영화로 리메이크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2018년에 재개봉된 이력이 있다.   주인공인 미오(다케우치 유코)는 사랑하는 남편 타쿠미(나카무라 시도)와 아들 유우지를 두고 세상을 떠나는데,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한다. 타쿠미와 아들 유우지는 아내와 엄마를 잃은 슬픔을 안고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는데 어느 날 정말 거짓말처럼 '미오'가 나타난다. 늘 놀러가던 숲에서 산책을 하다가 타쿠미와 유우지는 미오를 만나게 되었는데 미오는 모든 기억을 잃은 상태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미오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미오도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타쿠미와 유우지와 함께 생활을 하게 된다. 타쿠미는 미오와 같이 생활을 하며 그동안 서로가 어떻게 사랑했었는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시 두 사람은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유우지 역시 엄마를 다시 만나 행복을 느끼게 된다. 미오는 타쿠미와 유우지와 함께 살면서 행복을 느끼게 되는데 어느날 유우지가 보관하던 타임 캡슐에서 자신이 고등학생 때부터 쓴 일기를 발견하고 비의 계절이 끝나면 떠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떻게 미오는 다시 타쿠미와 유우지 옆으로 돌아오게 된 것일까? 그리고 왜 비의 계절이 끝나면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미오의 일기를 통해 영화는 답을 보여 준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과의 힘든 미래를 알게 되어도, 그 사람을 사랑할 것인가? 

 미래를 다 알면 인생이 재미없어질 것이라고들 하지만, 만약 어떻게 하다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에 불행한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나의 상처를 피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또는 굳이 안 좋은 일은 겪고 싶지 않아서 피하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런 미래를 피하는 선택을 해서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아예 모르는 사이가 된다면 그것 또한 견디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르긴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볼 수 없고 지금 상황에 모두 만족하지는 않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선택할 것 같다. 가끔 드라마나 소설책을 보면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거나, 어떤 사건으로 인해 일의 시작점이 바뀌어서 결과가 바뀌게 되는 일들을 다루어 가끔 그런 상상을 해 보곤 하는데, 그래도 역시 지금이 좋다. 힘든 일이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 견딜 수 있고 가끔 싸우기도 하지만 그래도 또 사랑하기에 금방 마음이 풀리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미오가 미래를 알면서도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고 한 것처럼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행여 힘든 일이 생긴다고 해도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