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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해적이 있다! <해적>_2014년 8월 6일 개봉

yumyum0108 2023. 2. 12. 14:12

사진 출처: 다음 영화

무언가 더 신비로운 도적, 해적

 사실 한국은 반도여서 바다에 둘러싸인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산적 이야기는 많이 봤어도 해적 이야기는 많이 접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해적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캐리비안의 해적> 영화가 나온 뒤로 해적은 뭔가 더 신비롭고 똑똑하고 능청맞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생겼다. 왠지 산보다 바닷속이 더 미스터리하지 않은가. 한국에서도 해적 영화가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찰나, 손예진, 김남길 주연의 영화 <해적>이 나왔다. 바다에서의 시원한 액션 신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컸는데, 기대대로 재미있고 시원한 영화였다. 무엇보다 손예진의 연기 변신이 인상 깊었는데 항상 청순하고 눈물 그렁할 것 같은 이미지였지만 이 영화에서는 용의 딸 여월단주 역할을 맡아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이 역할에 잘 어울릴까 싶었는데 역시 직접 영화를 보니 배우와 배역을 따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 김남길 또한 <미실>에서의 이미지가 컸는데 아주 능글맞은 산적 연기를 잘해서 시종일관 웃으면서 보았다. 러닝타임은 129분이었고 2015년에 51회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하였다. 누적 관객은 8,666,208명이었다. 내용 자체는 다소 황당한 면도 있지만 온갖 도적이 다 나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싸우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데 액션뿐만 아니라 입으로 싸우는 것도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고래가 국새를 삼켰다고?

  조선의 국새가 사라졌다. 조선 건국 전, 명나라에 가서 조선의 국호와 국새를 받아서 돌아오던 사신단이 바다에서 새끼 고래를 보고 고래를 죽이려고 하다가 어미 고래의 분노를 사게 된다. 어미 고래의 분노로 배가 침몰되고 어미 고래는 국새를 삼키고 사라져 버린다. 이에 대해 정도전은 거짓말을 꾸미는데, 사신단의 잘못이 아니라 해적의 습격을 받아서 국새를 빼앗겼다고 말하라고 사신단에게 시키고 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성계는 해적과 산적을 모두 소탕하고 국새를 찾아오라고 명령한다. 정도전은 야망이 큰 모흥갑(김태우)을  불러 옥새를 찾아오라 명하고, 모흥갑은 해적단주인 여월(손예진)을 찾아가 문제의 고래를 찾아오게 하면서 자신의 말대로 하지 않으면 해적단과 관련이 있는 백성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협박을 한다. 여월은 본래 바다가 무대이고 고래가 영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잡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고래를 찾아 나선다.

 한편 산적 장사정(김남길)은 사실 고려 무관 출신으로 위화도회군 때 이성계의 결정에 반대를 하고 상사였던 모흥갑과의 싸움에서 이겨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을 데리고 탈영을 한 인물이다. 탈영 후 산적이 되었는데, 도적질도 제대로 못하는 허술한 두목이다. 그러나 자기 사람들만은 진심으로 챙기는 인물이라 고래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먹여 살리려고 산적 떼들을 이끌고 고래를 잡으러 바다로 가게 된다. 장사정 밑에는 철봉(유해진)이라는 산적이 있었는데 철봉은 사실 해적이었는데 멀미를 너무 심하게 해서 산적이 된 인물이었다. 이 철봉의 도움으로 고래를 찾아 나선다. 여러 사건을 통해 여월과 장사정은 같이 고래를 찾게 되는데 이에 대립하는 인물로 모흥갑과 소마(이경영)가 나온다. 소마는 여월 전의 대단주였지만 형제들을 팔아넘기려 하여 여월에 의해 쫓겨나게 되었는데 다시 복수를 하고자 한다. 과연 국새를 차지할 승자는 누구일까? 

 

유쾌 상쾌 통쾌한 국새 찾기

 나름 도적이지만 의리가 있고 착한 인물 2과 악을 대표하는 인물 2가 나와서 싸우는 것도 재미있는데 이 영화의 진짜 재미는 각각의 인물의 개성과 대사에 있는 것 같다. 철봉이라는 인물이 특히 그러한데, 유해진 배우가 역을 맡았다는 것에서 코믹한 캐릭터일 것이라는 게 짐작은 되었지만, 바다 냄새를 싫어하고 멀미를 하는 해적이라는 설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도저히 못 참아 산적이 되었고, 고래를 잡으러 갈 때 자기가 좀 더 안다고 안내하고자 하지만 처음에 산적들은 고래가 뭔지도 몰라 어리둥절해 고래가 국새를 삼켰다는 것을 믿지도 못하는 장면이 재미있었다. 지금처럼 미디어가 발달하지도 않았던 시대 배경을 생각해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또한 고래 cg도 좋았는데 배우들의 연기와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처리가 되었던 것 같다. 또한 이 영화에는 지금은 주, 조연급이 된 배우들이 해적이나 산적, 주변 인물로도 많이 나와 그런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시원한 바닷가에서 큰 고래가 가져간 국새를 찾기 위해 각자 다른 목표를 가지고 대립하는 이야기를 정말 유쾌하고 통쾌하게 잘 풀어낸 것 같다. 액션과 코미디 영화를 찾고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