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조금은 사랑이 있었을까
사랑의 시작은 언제일까. 사람들은 언제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또는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알까? 어렸을 적에 아직 연애 경험이 없었던 친구가 남자 친구가 널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글쎄 막연히 좋아하니까 연애를 하고 있겠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사실 사랑이라는 무형의 감정의 시작점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질문을 받고 나니 대답이 바로 떠오르지가 않았다. 나를 우선으로 생각해 주는 것,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 나를 볼 때의 따뜻한 눈빛 이런 것으로 사랑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사랑의 시작점은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던 것이 시작점이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청춘 남녀들의 엇갈린 사랑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한 사람은 이미 사랑을 하고 있고, 그 사람의 사랑을 받는 사람은 자신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이미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그 사람이 옆에 있을 때는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음을 몰랐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후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지만 그 사람은 이미 곁을 떠난 후였다. 대략적인 이야기만 봐도 마음이 아픈데 배우들이 담담하게 그런 안타까움을 잘 그려낸 영화이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배우인 미야자키 아오이와 타마키 히로시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누적 관객은 61,796명이었다.
뒤늦게 깨달은 사랑, 그리고 없어진 그녀
사진 찍는 것이 취미인 마코토(타마키 히로시)는 대학 입학식 날 자신의 콤플렉스 때문에 입학식에 가지 않는다. 복잡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데 시즈루(미야자키 아오이)와 우연히 마주친다. 시즈루는 처음 만나는 마코토에게 저쪽에서 건너라는 안내를 해 준다. 마코토는 시즈루가 조금은 특이하다고 생각하며 무심결에 시즈루의 사진을 찍는다. 두 사람은 모두 대학 생활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출입이 금지된, 캠퍼스 뒤에 있는 숲에서 사진을 찍으며 두 사람의 시간을 보낸다. 항상 함께 있는 두 사람이지만 마코토는 시즈루를 여자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친구라고 여기며 한편으로는 과에서 인기가 많은 미유키(쿠로키 메이사)를 짝사랑하고 있다. 마코토를 좋아하는 시즈루는 자신도 성숙한 여자가 되어 마코토 앞에 서고 싶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생일 선물로 키스를 해 줄 수 있는지 묻는다. 캠퍼스 뒤의 숲에서 두 사람은 첫키스를 하게 되고 마코토는 강의를 들으러 서둘러 가는데 시즈루는 조용히 이야기한다. "방금 전 그때, 조금은 사랑이 있었을까?" 그리고 시즈루는 별안간 그동안 고마웠다는 메모만 남기고 사라져 버린다. 마코토는 시즈루를 찾으려고 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기다리게 된다. 2년 후, 마코토에게 시즈루의 편지 한 통이 오고, 마코토는 시즈루를 만나러 크리스마스에 뉴욕에 간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마코토 앞에 나타난 것은 미유키였다. 시즈루에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시즈루는 마코토에게 보여 주고 싶었던 자신의 성숙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남겼고 마코토는 그 사진을 보며 자신이 시즈루를 사랑했음을 다시금 깨닫고 슬퍼한다.
사랑 받는 자, 사랑하는 자
사실 사람들은 누구나 사랑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정말 멋진 일이다. 물론 내 마음대로 다 되지는 않아서 괴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더 깊고 다양하게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되기도 하고 설렘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신죠 타케히코 감독은 사랑하는 것의 근사함을 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었다고 하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마코토보다는 시즈루에 더 이입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역시 떠난 후엔 후회해도 소용없으니까 곁에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영화 역시 소설을 원작으로 했는데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쓴 이치카와 타쿠지의 소설 <연에사진, 또 하나의 이야기>를 영화한 것이다. 소설도 20만부가 넘게 팔리며 스테디셀러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야기 자체도 인기가 있었지만 인기 있는 배우들이 나오면서 영화가 더 빛을 발한 것 같다. 이 영화에서는 미야자키 아오이가 맡은 시즈루가 소녀에서 어른으로, 또 여인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그 시간 동안 한 사람에 대한 감정을 키워 왔고, 그에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는 것이 잘 드러나 아련한 감정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애틋하고 아련한 사랑의 감정을 느껴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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