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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기반 반전 스릴러 <올빼미> 22년 11월 23일 개봉_스포 있음

yumyum0108 2023. 1. 23. 14:38

사진 출처: 다음 영화

 

실화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는 실화 영화

 나는 유독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좋아하는데 내가 잘 몰랐던 실제 사건을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실제 역사적 사실과 영화는 어떻게 다를까 비교하면서 보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특히 한국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거의 찾아보는 편인데, 그래서 이번 올빼미에 대해서도 기대가 컸다. 일단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배우들은 실제 이야기를 찾아보았을까 싶기도 했는데 실제 역사 속에서도 미스터리로 남은 이야기인 만큼 배우들도 흥미를 가지고 찍지 않았을까 싶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들 말하듯이, 우리가 배운 역사, 글로 남아 있는 역사 뒤에 얼마나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그때 살았던 사람이 아니고서야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의 간극을 채워주는 소설이나 역사가 너무나 흥미롭다. 그렇다면 올빼미의 배경이 된 실화는 무엇일까?

 

소현세자의 미스테리한 죽음

 소현세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려고 인터넷을 뒤져보았다(다음은 다음과 네이버에서 '소현세자'를 검색한 내용이다). 소현세자는 인조의 장남으로 사도세자와 같이 왕세자였지만 왕이 되지 못하고 일찍 돌아가신 인물이다. 다른 것보다도 소현세자의 죽음과 관련하여 여러 말이 있는데, 독살되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인조반정으로 인조가 왕이 되고 나서 세자로 책봉되었으나 병자호란 후에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가게 된다. 그리고 8년 만에 귀국했지만 두 달 만에 사망하고 마는데, 사망할 때의 나이가 34세였으니 젊은 나이에 사망을 한 것이다. 영화를 보고 실제 사인이 무엇이라고 되어 있는지 찾아보니 공식적으로는 '학질'이라고 하였다. 요즘에는 말라리아라고 불리는 병인데, 당시 학질로 진단하고 처방을 하였으나 증상은 계속 안 좋아졌다고 한다. 그렇게 치료를 받다가 사망을 하였는데 종실이었던 진원 군 이세완이 염습에 참여했다가 시신의 상태를 보고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뭔가 학질이 아니라 약물 중독으로 죽은 모습으로 보였다는데, 몸이 온통 검고 얼굴의 모든 구멍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또 의심이 가는 것이 소현세자의 담당 의원이 인조가 아끼던 첩 조소용의 집에 드나들던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소현세자가 죽었다면, 아버지인 인조가 크게 들고일어날 법도 한데 인조는 오히려 이형익을 의심하는 자들 앞에서 이형익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장례 또한 왕세자의 지위에 맞지 않게 치렀다고 한다.  여기에는 소현세자가 인조의 미움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인조는 명을 지지하였고, 소현세자는 청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인조는 청이 소현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라고 할까 봐 불안해했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의 자식인데도 자식으로 소현세자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소현세자는 청에 끌려가 있던 8년 동안 아무래도 인조보다는 청에서 배운 것이 많고 청을 더 가깝게 여겼을 테니 갈등이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본다. 참 왕위가 뭔지. 왕위 앞에서는 부모 자식도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두 번의 소름끼치는 장면, 그리고 찝찝한 결말 

 솔직히 처음 봤을 땐 스릴러인지 모르고 봤는데, 보다 보니 정말 소름이 끼치는 장면이 두 번 정도 나왔다. 먼저 맹인이지만 침술 실력이 뛰어난 '경수(류준열)'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어의인 '이형익(최무성)'의 눈에 들어 궁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때 소현세자가 청에서 8년 만에 귀국하고 '인조(유해진)'는 뭔가 미심쩍게 아들을 맞이한다. 어느 날 소현세자의 병환이 심해져 어의와 같이 소현세자를 치료하러 갔다가 '경수'는 '소현세자'의 죽음을 보게 된다. '경수'는 완전한 맹인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는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는 맹인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죽음에 대해 함구하고자 하나, 더 큰 음모와 비밀들이 드러나며 본인의 목숨도 위험해지고, 본인에게 잘해 주었던 소현세자의 세자비와 세손을 살리기 위해 비밀을 밝히려고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다들 자신의 밥그릇 챙기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반전에 반전을 계속 주고자 한 것 같은데 나에게 정말 소름끼쳤던 장면 두 개 중 하나는 소현세자가 죽을 때였고, 또 다른 하나는 세자빈이 인조에게 소현세자를 죽인 범인에 대해 고할 때 인조의 말이었다. 아마 감독은 '소현세자가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것 같다.'라는 기록에서 출발해 상상력을 더해 영화를 만든 것 같다. 아무래도 영화 대부분의 배경이 밤이라 좀 화면이 답답한 느낌은 있었지만 오랜만에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본 것 같다. '경수'의 시점에서 본 이 모든 사건이 너무나 소름 끼치고 답답하고 안타까우면서도 슬펐던 것 같다. 그리고 실제 역사적인 사실이 있었기 때문에 결말은 아무래도 찝찝했지만, 이 영화를 통해 이 역사에 대해 알게 된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